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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항구 - 송하 이종구 by 장철주 시인의 이야기가 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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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기자 안인철 2017. 12. 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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松河 이 종 구


검은 항구

松河 이 종 구


구부러진 못 하나 펼치고 있네.

늘 의도(意圖) 밖으로 치닫는

배반의 뿌리 다스리지 못해

날마다 나는 숨결 고르지 못하네.



갈라진 세상의 틈바구니

털털거리는 시대의 매연(煤煙)을 마시면서

우리의 노동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검은 항구에 가 닿는가.



표정도 없이, 안부도 없이

삐걱거리는 거리에서

우리는 옷깃을 스칠 뿐

한 모금의 뜨거운 숭늉도 나누지 못한 채

우울한 술잔 혼자 기울이고 있네.



구부러진 못 하나 펼치고 있네.

내가 길어진 꿈의 돛대 위에

깊은 고뇌(苦惱)를 못 박거든

그대여 피 묻은 옷자락 거기 걸어

깃발로 펄럭이게 하라.


<해설>

'우리의 노동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검은 항구에 가 닿는가'

절대부정의 거친 숨결이 절대긍정의 가두리로 이전되어가는 과정의 시 전개법을

이 작품 <검은 항구>는 잘 보여주고 있다.

송하 이종구 시인은 강북구 수유동에 살고 있으며 강북구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숨은 시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삶이 '의·식·주'를 바탕으로 한 '지·정·의'의 총체적 실현으로 이루어진다는

일반론을 수용할 때, 관념은 인간의 삶에서 거의 전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막중한 기능을

가지게 된다.

<검은 항구>는 인식의 고정적 상태에서 자신을 해방시켜 보려는 조심스러운 시도의 의미를

지닌 좀처럼 보기 드문 뛰어난 작품이다.

이 시를 서너 번만 소리내어 낭송해 보면 당신은 이 시의 깊이와 느낌에 분명 감동을 받을

것이며, 송하 이종구 시인의 이미지가 가슴에 따뜻하게 자리할 것이다.

 

"구부러진 못 하나 펼치고 있네 /

내가 길어진 꿈의 돛대 위에 /

깊은 고뇌를 못 박거든 /

그대여 피 묻은 옷자락 거기 걸어 /

깃발로 펄럭이게 하라."

 

송하 이종구 시인은 늘 이렇게 말한다. "생각은 깊게, 말은 짧게.... 위로와 기쁨이 되는

 시를 쓰고 싶다."고. 





  • 장재훈 시인
  • 장재훈 약력 : 1949년 전주 출생
    시, 동시, 동화로 등단
    원광문인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원불교문인회 수석부회장
    포엠만경 동인
    황토시 동인
    은요일문학회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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