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찾아오면 전쟁이 시작된다. 산비탈에 위치한 만여 평의 복숭아밭. 농부 정용선 씨와 딸 한글 씨도 전열을 가다듬는다. 무엇보다 당일 수확, 당일 출하해야 하는 복숭아는 시간과의 싸움. 남들은 산과 바다에서 휴가를 즐길 때 이 무슨 고생이냐만, 가지가 찢어지도록 열린 복숭아들을 보면 마음은 그야말로 무릉도원이다. 해마다 이런 고생을 혼자 해왔던 용선 씨,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서 더 신이 난다. 농사에는 뜻이 없다며 미국에서 여행사를 다녔던 막내딸 한글 씨. 고작 2년 농사짓더니 자꾸만 아빠를 가르치며 제법 농사꾼티를 낸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서로가 애틋해 눈물짓는 부녀... 한글 씨의 복숭아밭은 가족의 희망과 좌절, 아픔과 극복이 깃들어 있는 곳이다.
한글 씨네 복숭아밭은 사실 사과밭이었다. 하지만 변해가는 기후조건을 견디다 못해 복숭아 농사를 짓기로 하던 중, 11년 전 가족에게 큰 불행이 찾아왔다. 함께 복숭아 농사를 짓기로 한 첫째 종락 씨가 눈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던 것, 운전대를 잡았던 아버지는 경미한 부상에 그쳤지만, 아들은 45일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맸고 그 후 4년간 병원 생활을 했다. 결국 아들은 경추 절단에 의한 전신마비라는 장애를 얻게 됐다. 아내가 아픈 아들을 돌보는 동안 용선 씨는 혼자 복숭아나무를 심고 복숭아밭을 일궜다.
아들의 사고 이후, 가족들에게는 큰 변화가 찾아왔다. 특히 아들이 사경을 헤맬 동안 함께 지옥을 살았던 아버지 용선 씨. 아픈 아들을 보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던 아버지는 대신 다른 방법으로 가족을 지켰다. 새벽부터 밭에 나가 아들 몫까지 일했고, 삼시세끼 가족들을 위해 밥을 했다. 욱하고 다혈질 같은 성격은 솜털처럼 다정하게 변했고, 어떤 일에도 긍정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태풍 속에서도 바위 같았던 아버지의 사랑. 덕분에 한글 씨와 나머지 가족들은 슬픔에 머물러 있지 않고 빠르게 아픔을 극복했다. 하지만 그 마음이 어땠을까... 아버지는 해마다 첫 수확을 하면 분가해 서울에 사는 아들에게 보낸다. 그런 아버지를 보며 한글 씨는 농부의 마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배운다.
지독한 장마와 폭염이 번갈아 찾아오더니, 이번엔 태풍이 몰려왔다. 가지가 찢어지도록 대풍을 이룬 복숭아밭, 마지막에 노고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상황... 밤새워 복숭아를 따고, 비바람을 헤치고 나가 지지대를 세운다. 그리고 가족의 고생이 무색하지 않게 태풍이 지나간 다음 날, 어느 때보다 푸르러진 복숭아밭에서 한글 씨는 오빠 종락 씨에게 영상통화를 건다.
한글 씨 가족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태풍이 지나가고 눈부시게 푸르른 복숭아밭. 11년 전 가족을 덮쳤던 태풍도 그렇게 아물어 가기를... 다시 수확 지옥에 빠져 힘겨워하는 한글 씨 가족에게 응원군과 지원군이 달려온다. 주말마다 찾아오는 한글 씨의 남자친구와 친구들, 친척들 역시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일을 도우러 온다. 덕분에 한글 씨네 여름은 늘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계절...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지만 같은 꿈을 향해 같은 마음으로 달리는 한글 씨 가족. 푸르고 향긋한 복숭아밭 아래 서로를 향해 다짐한다. 인생의 어떤 태풍이 불어도 기어코 행복하자, 그들의 여름은 뜨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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