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사전적으로는 기차나 전철 등을 이용하기 위해 승객들이 오가는 공간을 의미하지만, 현대에 이르러는 사용자에게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공간까지 플랫폼으로 불리고 있다. 아마존이나 앱스토어, 넷플릭스 같은 서비스부터 에어비엔비나 우버와 같은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 또한 플랫폼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플랫폼의 가치는 굉장히 중요해졌으며 주요 회사들은 플랫폼 개발에 여념이 없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는 대중들이 플랫폼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을 돕고자 콘텐츠 플랫폼의 특징과 가치를 살펴보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4월 5일 오후 7시 청년공간 JU동교동(옛 가톨릭청년회관)에서 열린 봄 학술세미나에는 윤동국 연구원, 박세현 만화이론가, 공병훈 교수 등이 발표를 맡았다.
봄 학술세미나를 개최한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는 문학, 문화, 예술,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등의 주제들을 융합적으로 연구하는 학회다. 현장성과 이론성을 포함하는 주제를 다루는 세미나를 통해 연구자와 대중들 간의 간극을 줄이고 한국 문화예술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 유도를 위하여 활동하고 있다.
윤동국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초빙연구원은 “모든 것으로서의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플랫폼의 가치와 사례, 플랫폼 성장의 핵심 전략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마존, 앱스토어, 플레이스토어,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에어비엔비, 우버에 이르기까지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앱, 웹사이트 등은 모두 플랫폼으로 작동하고 있다. 윤동국 연구원은 “플랫폼을 잘 만들어놓으면 다양한 형태의 사용데이터를 통해 다른 사업영역으로의 확대가 가능하다는 게 검증됐기에 모두가 플랫폼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 구글 등 대형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윤동국 연구원은 이들의 성공 비결이 바로 데이터에 있으며, 플랫폼이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지와 어떻게 분석할지,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고민과 솔루션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연령, 지역, 성별 등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대형 데이터는 홍보 마케팅이나 행동 유발 등에 활용되는데, 인공지능의 발달이 이를 더 손쉽게 만들어줬다. 윤동국 연구원은 “사용자의 구매 패턴을 이용해 정확하게 어떤 간격으로 어떤 물건을 구입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으며, 검색창에 검색 키워드를 치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며 “이제 플랫폼은 수동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진일보하는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만화이론가이자 팬덤북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세현 씨는 “트랜스미디어 시대에서 웹툰 큐레이션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웹툰 플랫폼의 큐레이션에 대해 살펴보았다. 먼저 트랜스미디어는 다양한 미디어 기술을 융합하여 만들어낸 또다른 미디어콘텐츠를 말하는데, 대표적으로는 웹툰 “미생”을 들 수 있다.
트랜스미디어 시대에 제작되는 콘텐츠는 무수히 많으며 때문에 무엇을 볼 것인가를 결정하는 큐레이션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여기에 더해 박세현 씨는 큐레이션이‘에디큐레이션’의 단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한다. 에디큐레이션은 큐레이션 작업에 편집과 의미를 부가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작업으로, 웹툰에서는 SNS를 활용한 에디큐레이션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이 일종의 웹툰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SNS 웹툰은 파급력이 높고 독자와의 직접적 상호 소통성이 강하다는 등 특징을 지닌다.
박세현 씨는 웹툰 플랫폼의 유통 채널 독점, 작가의 신뢰도 추락,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직접 유통, 웹툰 장르의 편중화 등 웹툰 생태계의 변화가 강하다고 설명하며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예측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병훈 협성대 교수는 전자책 시장의 확대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전자책 생태계의 현황을 확인하고자 “전자책 출판과 플랫폼에 대한 창작자들의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뉴스페이퍼(대표 이민우)와 공동으로 3월 6일부터 3월 20일까지 15일간 진행됐다.
조사에는 남성 114명, 여성 217명 등 총 331명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역할로는 장르문학가 125명, 순수문학가 90명, 어린이책 저자 53명, 비문학 저자 33명, 만화가 · 웹툰작가 22명, 기타 10명 등이었다. 전자책 출간 방식, 인세 지급 여부, 정기 보고 여부, 전자책 발간에 대한 호감도 조사 등이 이뤄졌으며,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진행된 전자책 출간과 전자책 전문 출판사를 통해 이뤄진 출간의 경우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됐다.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판한 경우 인세를 받지 못한 작가의 수는 52.8%, 정기 보고를 받은 작가의 수는 46.7%로 인세 지급과 정기 보고가 절반 가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병훈 교수는 “인세를 받지 못한 작가의 비율을 역할별로 보면 순수문학가, 어린이책 저자, 비문학 저자, 장르문학가, 만화가 · 웹툰작가 순이었다. 순수문학가와 어린이책 저자, 비문학 저자는 종이책에 대한 애정이 많은 이들인데, 오히려 종이책 출판사로부터 인세를 받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연구자로서 깊은 문제의식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종이책 출판사를 통해 전자책을 출간한 작가들이 출판사에 인세 현황을 물어보았느냐는 질문에는 19.6%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묻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주관식 질문에는 “믿고 맡겼으므로”, “관례상”, “불편하고 미안해서”, “잘 팔리지 않을 것 같아서” 등의 답변이 나왔다. 공병훈 교수는 “인세에 관해 물어보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러한 결과는 출판사나 창작자의 관계가 자연스럽지 못한 것”이라며 “역할 기준으로 보면 순수문학가, 어린이책저자, 비문학 저자 순으로 묻지 않았다. 종이책 출판사와 창작자의 관계가 동료적 협업보다는 수직적 관계여서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전자책 플랫폼의 월정액 서비스에 동의하는지, 창작자로서 선호하는 플랫폼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 이뤄졌다. 공병훈 교수는 “앞으로 인공지능이나 음성인식 기능 등 기술발전이 진행되며 전자책은 고리타분은 콘텐츠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전자책은 농업과 같이 원천적인 지식자원을 생산하는 분야이며, 어떻게 개선할지는 창작자와 출판인, 플랫폼, 연구자 모두의 고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의 봄 학술세미나에는 약 70여 명의 시민, 연구자, 학생 등이 참여하였으며, 특히 전자책 출간 경험이 있는 창작자들이 자리해 적극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공병훈 회장은 “문예커뮤니케이션 학회는 향후 현장에서 제기되는 모순이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며 다음 세미나에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는 계절마다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여름 세미나는 주제 <커뮤니케이션이다>로 7월 5일 금요일 오후 7시에 열릴 예정이다.
사진제공 : 문예커뮤니케이션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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